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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언어의 온도




이 책을 읽고 처음 느낀 감상은 이랬다. '싸이월드를 하던 사람들이 그 감성 그대로 몸만 컸구나...^^' 너무 유치하고 수준이 낮아서 낄낄거리고 웃었다. 읽으면서 구역질이 나고 분노까지 느꼈는데, 이 책이 아마 다섯 번째쯤? (명예의 전당 : 시크릿, 아프니까 청춘이다, 여자라면 힐러리처럼, 꿈꾸는 다락방. 일단 자기계발서는 다 불살라야 한다) 물론 이 책의 감성에 감명받는 사람도 있으리라. 하지만 '베스트셀러'씩이나 된다는 건 심히 개탄스럽다. 


이 책을 읽다보면 '내가 이걸 왜 읽고 있지? 너무 당연한 얘기들이 별 것 없는 필력으로 쓰여져있는데 무슨 가치가 있지?'하는 생각이 든다. 책에 사유가 없고, 영혼이 없다. 평범한 생각들이 평범 이하의 글솜씨로 쓰여져있다. 이기주씨가 언어에 차가움과 따뜻함이 있다고 하듯, 글도 마찬가지다. 글을 다루면서 어떤 곳에서는 절제를 해야 하고 어떤 부분은 적절히 꾸며서 감성을 받쳐주어야 하는데, 이 책은 계속해서 감성적인 단어들만 나열한다. 이기주 이 감성의 폭주기관차! 따뜻함밖에 모르는 남자!


쉽게 쓰여졌다고 해서 나쁜 글인 것은 아니다. 나는 하상욱의 시와 김병재의 유머집도 좋아한다. 오히려 쉽게 쓰인 글이 훌륭한 법이다. 전달력이 좋으면서도 그 안에 비범한 성찰이 들어있기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 글은 정제의 과정을 거치며, 많은 작가들이 글쓰기가 고통이라고 말하는 이유이다. 이 책은 언어의 온도에 대해 말하는 책이 아니다. 언어, 말과 글에 대한 모독이다. 그냥 똥이다.




이 책을 좋아할 것 같은 사람들에 대한 나의 추측은 다음과 같다.




:) <-이런 이모티콘을 많이 쓸 것 같다.

'감성'이라는 단어를 좋아하고 많이 쓸 것 같다.

SNS를 활발히 할 것 같다.

SNS(특히 인스타. 왜냐면 트렌디하니까☆)에 자기과시적 혹은 감성 어쩌구하는 자아도취적인 게시물을 자주 올릴 것 같다.

오늘 하루 너무 힘들었지만 내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느껴 감사한 하루! 이런 글을 SNS에 남길 것 같다.




+ 이기주 작가가 인스타 활동이 활발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역시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는 거지 뭐. 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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