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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곡성




곡성, 곡성하고 하도 난리길래 봤는데 역시나 별로였다. 사실 추천해준 사람도 별로인데 그냥 한 번 봐봐요, 이렇게 말했고 다른 주변인들도 죄다 혹평했다. 그런데 그걸 돈 내고 보러갔다. 참 소모적이다. 재미없을 게 뻔한데 대화하려면 봐야 된다니. 영화야말로 아쿠모노다!


글쎄, 내가 보기엔 평범한 오락영화였다. 나홍진의 영화는 속도감이 주는 오락적 쾌감이 좋은 작품이지 그렇게 깊이 있다는 생각은 해 본 적 없다. 반전을 주는 방식이 영리하고 아름답질 못했다. 게다가 이다지도 길 필요가 있나? 

보고 나오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역시 우리 몸엔 우리 것이 최고여... 우리 돼지 한돈... 설현이... 사람들이 웃는 장면들이 간혹 있었는데 내겐 하나도 안 웃겼다. 한국영화 대부분이 그런 것 같다. 진지하다가 쌍욕하면서 호들갑 떠는 것. 그런 유머를 집어넣는 강박증이라도 있는 건지. 식상하다. 그래서 곡성을 보면서도 "아... 진짜 한국영화네" 했다. 왜 이런 걸 그렇게 대단하다고 추켜세우는 거지? 그러면 있어보이나?

우리 어머니는 곡성을 보고서 "뭔 말을 하려는 건지 모르겠더라"라고 하셨는데 이 영화는 그런 걸 요구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니가 하고 싶은 말이 뭔데?라고 할 필요 없이, 그냥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흠, 하고 떠나면 그만이다. 뭔가 큰 의미가 없을 거야 두근두근 이런 마음 가질 필요 없이 재미로 보면 된다.



그리고 내가 재수가 없는 건지 원래 영화관에 병신 하나씩은 꼭 있는 건지. 내 옆에 앉은 커플이 남자는 한국인 여자는 외국인이었는데 영화를 보면서 계속 영어로 지껄여댔다. 그걸 남자는 제지도 안하고 그냥 가만히 듣고만 있음. 남자도 매너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휴대폰을 진동으로 해놔서 진동소리가 울리는 게 다 들림. 그리고 그걸 또 받아가지고 통화를 한다. 나 영화보는 중이니까 이따가 전화하자... 라고 전화를 받아서 굳이 얘기하는데 이 말을 되게 길게 했다. 끼리끼리 만난다더니 역시나 쌍으로 매너가 없다. 너무 짜증나서 영화관을 곡성처럼 만들어버리고 싶었지만 참고 참기를 여러 번, 겨우 조용히 하라고 그 외국인 여자한테 몸짓으로 말했더니 코웃음치더라. 그 여자 집에 장독대가 있으면 까마귀를 넣어버릴 것이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박찬욱의 "아가씨"광고가 나왔다. 역시나 기대는 되지 않는다. 박찬욱의 왼팔에는 흑염룡이 잠들어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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